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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약하다
[로마서 5:6-11] 2024 고난주간을 마무리하며 본문
말씀 요약
우리가 아직 연약하고 죄인 되었을 때 그리스도가 우리를 위해 죽으심으로 하나님이 우리에 대한 그 분의 사랑을 확증하셨습니다. 우리가 원수 되었을 때 하나님 아들이 죽으셔서 우리를 구원하시고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하나님 안에서 즐거워합니다.
말씀 묵상
어제 성금요일 예배를 드린 후,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였습니다. 예배를 드리는 동안 감정이 올라왔고, 예배 후에는 감정의 세기가 너무 커져서 주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지 못한 채 바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며 생각에 잠겼습니다. 무슨 감정일까? 단순한 슬픔을 넘어 우울에 가까운 기분이었습니다.
사실 고난 주간을 시작하며 기도했던 제목이 있습니다. '하나님, 이번 고난 주간에는 예수님께서 죽음을 준비하시는 순간마다, 그리고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기까지 모든 순간에서 그분의 마음과 생각을 느끼게 해 주세요. 하나님의 마음과 예수님의 마음을 크게 느낄 때, 사랑과 은혜의 크기도 커질 거라 믿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묵상을 통해 예수님의 마음과 생각을 조금이나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마음과 감정으로 느끼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기에 이렇게 기도했던 것이죠. 아마 이 기도에 대한 응답이었을까요? 허탈감과 죄스러운 마음, 먹먹함이 뒤섞인 감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감정을 이해하고 소화하기엔 벅차 겨우 정리만 한 채 잠에 들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여느 때 처럼 묵상을 했습니다. 어제의 깊은 감정을 되짚어보며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 감정의 근원은, 바로 예수님께서 나 같은 자격이 없는 죄인을 위해 십자가에서 목숨을 내어주신 깊은 사랑과 희생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6) 우리가 아직 연약할 때에 약속대로 그리스도께서 경건하지 않은 자를 위하여 죽으셨다
(7) 의인을 위하여 죽는 자가 드물고 선인을 위하여 용감히 죽는 자가 있을지언정
(8) 우리가 아직 죄인일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써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확증하셨습니다
이 사실은 예수님의 희생을 더 이해하기 어렵고 감당하기 벅차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저로 하여금 그런 슬픔에만 빠져 있기를 원치 않으실 것입니다. 오히려 예수님의 희생 없이 계속해서 저와 단절되어 계셨을 것을 슬퍼하실 것이고, 예수님의 희생으로 인해 화목해진 상태를 기뻐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11) 그뿐만 아니라 이제 우리로 화목하게 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 안에서 또한 기뻐합니다
예수님의 희생을 기억합니다. 매일의 삶 속에서 잊지 않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충분히 묵상하기를 원합니다. 그러면 그분의 희생으로 인한 구원의 기쁨과 감사와 감격, 은혜는 더욱 커질 거라 믿습니다.
매년 고난 주간 혹은 사순절에 주시는 마음이 다릅니다. 어떤 해에는 감사함을, 어떤 해에는 기쁨을, 이번 해에는 슬픔, 허탈, 죄스러운 마음, 주님의 희생에 대한 공감을 느끼게 하셨습니다. 이런 모든 감정들이 제 안에서 잘 소화되고 서로 어우러져 죄인된 저를 너무나도 사랑하셔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잘 이해하고 느낄 수 있는 제 삶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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